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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문인화 ‘세한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Date
20-08-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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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화 ‘세한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조선시대 최고의 문인화로 꼽히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가기도 하는 등 여러 수집가의 손을 거친 끝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 소장자인 손창근씨가 세한도를 조건없이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20일 밝혔다.

국보 180호로 지정되어 있는 세한도는 추사가 1844년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자신을 정성껏 돌보고 있는 것에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그림이다. 한 채의 집을 중심으로 좌우에 소나무와 잣나무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날이 추워진(歲寒) 뒤에야 소나무 잣나무가 늦도록 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는 말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사와 이상적의 사제간 의리를 표현한 것이다. “거친 붓질로 스산한 분위기가 추운 겨울의 분위기를 맑고 청절하게 표현해 지조 높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극도의 절제와 생략을 통해 문인화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 조선 후기 대표적인 문인화”로 평가된다.

손창근 선생.

세한도는 추사를 흠모했던 일본인 학자 후지쓰카 지카시가 일본으로 가져간 것을 손재형이 끈질긴 설득 끝에 국내로 되가져왔다. 손재형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손씨의 부친인 손세기 선생에게로 넘어갔고, 이후 이들 부자가 간직해왔다.

사업으로 큰 부를 일군 손세기, 손창근 부자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손세기 선생은 생전인 1974년 서강대에 고서화 200점을 기증했다. 이런 정신은 아들 손씨에게 이어져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회에 연구 기금 1억원을 기부했고, 2012년에는 경기도 용인의 산림 약 200만평 기증했다. 2018년에는 소장하고 있던 유물 304점을 기증했는데 2011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해 관리해 오던 세한도는 이때 기증 목록에서 빠져 손씨가 얼마나 애착을 가졌는지를 엿볼 수 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2020. 08. 20 개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