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손세기·손창근 컬렉션 304점, 국립중앙박물관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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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비어천가 초간본·김정희 \'불이선란도\' 포함
용비어천가 초간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은 미술품 수장가 손창근(89) 씨가 대를
이어 모은 유물 202건 304점을 21일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기증 유물은 개성 출신 실업가 석포(石圃) 손세기(1903∼1983)와 그의 장남인 손창근 씨가 수집했다.
1447년 편찬한 한글 서적 \'용비어천가\' 초간본을 비롯해 추사 김정희가 그린 유명한 난초 그림인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가 포함됐다.
17세기 명필 오준과 조문수가 쓴 서예 작품, 겸재 정선이 종로구 서촌에 있던 장의동 북
원에서 마을 원로의 장수 기원 잔치를 묘사한 \'북원수회도\'(北園壽會圖)가 수록된 화첩,
김정희가 남긴 \'함추각(涵秋閣) 행서 대련\'과 예서 글씨 편액인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도 기증됐다.
이외에 심사정, 김득신, 전기, 김수철, 허련, 장승업, 남계우, 안중식, 조석진, 이한복 작품과 오재순, 장승업, 흥선대원군 인장도 박물관에 전달됐다.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손세기·손창근 컬렉션은 1972년 국립중앙박물관 \'한국회화\' 특별전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와 서적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박물관은 손세기·손창근 부자의 기증 정신을 기리기 위해 상설전시관 2층 서화관에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을 만들었고, 22일부터 내년 3월 24일까지 김정희 서화에 초점을 맞춘명품 서화전을 연다.
불이선란도, 허련이 스승 김정희를 그린 초상, 남계우의 \'호접묘도\'(胡蝶猫圖), 장승업 회화를 공개한다.
내년 3월에 진행하는 두 번째 기획전에서는 북원수회첩, 비로봉도를 선보인다.
손창근 씨(왼쪽)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손씨는 기증식에서 \"한 점, 한 점 애착이 가는 물건\"이라며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어서고민하다 박물관에 맡기기로 했다\"고 기증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귀중한 유물들을 길이길이 잘 보관해 주길 부탁한다\"며 \"손아무개 기증이라는 설명만 붙여주면 만족하고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씨 부자는 유물과 재산을 국가와 학교에 잇따라 기부했다. 손세기는 1974년 서강대에 보물 제1624호로 지정된 \'양사언 초서\'를 비롯한 고서화 200점을 기증했다.
손씨는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회에 연구기금 1억원을 쾌척했고, 2012년에는 자비로 가꾼 서울 남산 두 배 면적의 용인 산림을 정부에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카이스트에 50억원상당 건물과 1억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