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신문] 국보 '세한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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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필 기자
- 승인 2020.08.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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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곧은 선비 정신 담긴 문인화의 최고 걸작 평가
11월 중 국민 대중에 공개하는 행사 예정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국보 180호)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8월 20일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 씨가 대를 이어 간직해온 ‘세한도’를 아무 조건 없이 국가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박물관 측은 손 씨가 기증 의사를 전달하며 “심사숙고 끝에 내어놓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물관 측은 “손씨의 ‘세한도’ 기증 의사는 지난 2018년 11월 '손세기ㆍ손창근 컬렉션 202건 304점 기증' 후 지난 봄에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과 관련된 제반 업무 절차를 진행중이며 절차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되는 시점에 ‘세한도’를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또한 우리 국민 모두가 세한도의 의미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11월 중 세한도를 공개하는 특별전시 개최를 준비 중이다.
‘세한도’는 조선 후기 올곧은 선비 정신이 오롯이 담겨있는 문인화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추사 김정희가 유배 중이던 59세 때 그린 이 작품은 당시 추사가 처한 정신적, 육체적 고달픔을 건조한 먹과 거친 필선으로 사실적인 표현으로 고스란히 담았다는 점에서 서화일치의 경지를 보여준다.
고된 유배생활을 근근이 버티던 그에게 ‘세한도’속 소나무는 인간으로서 힘든 시간을 견디어내는 본인이었으며, 잣나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썼을 선비정신, 그 기개를 동시에 상징한다.
제주도에서 유배 중이던 스승 추사를 위해 그의 제자였던 역관 이상적은 새롭게 들어온 중국의 문물 자료를 모아 스승에게 보내주는데, 이를 고맙게 여긴 김정희가 소나무와 잣나무를 그려 선물한 것이 바로‘세한도’다.
이 선물을 받은 제자는 이를 청나라 문인 16인에게 선보여 그 작품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의 글을 받아 남겼다. 그리고 그 외에도 오세창, 이시영 등 여러 주요 인물들의 글이 함께 남아있어 세한도를 통해 그 정신을 본받고자 했던 그 마음과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세한도를 기부한 손창근 선생은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회에 연구기금 1억원 기부, 2012년 경기도 용인 소재 200만평 산림 국가 기부(2012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2017년 KAIST 건물 및 연구기금 총 51억원 기부 등 끊임없는 기부 활동으로 사회 공익에 이바지해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대에 걸쳐 수집한 문화재와 사재를 국가와 교육기관에 기증하며 그 동안 보여준 故 손세기 선생과 손창근 선생의 그 큰 뜻이 ‘세한도’를 통해 다시 한번 밝게 빛난다”며 이번 기증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정필 기자 2020. 08. 21 게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