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s of National Museum of Korea
Home
  • News
  • Report

Report

[파이낸셜뉴스] 국보 제180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국가 소유된다

Date
20-08-21 10:08
Hit
843
Contents

국보 제180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국가 소유된다

국보 제180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국가 소유된다국보 제180호 '세한도'.(제공=국립중앙박물관)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조선 후기 올곧은 선비 정신이 오롯이 담겨있는 최고의 문인화의 걸작, 국보 제 180호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국가 소유가 된다.

20일 국립중앙박물관은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91)씨가 대를 이어 간직해온 '세한도'를 아무 조건 없이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손창근씨는 기증 의사를 전달하며 "심사숙고 끝에 내어놓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창근씨의 '세한도'기증 의사는 지난 2018년 11월 '손세기ㆍ손창근 컬렉션 202건 304점 기증'이후 지난 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손창근 선생의 기증 의사를 존중해 '세한도' 기증과 관련된 모든 제반 업무 절차를 진행중이며 공식적으로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추어 '세한도'를 언론에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민 모두가 세한도의 의미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올 11월에 세한도를 공개하는 특별전시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세한도는 유배시절 추사 김정희가 59세 때 그렸던 것으로 당시 추사가 처한 물리적, 정신적 고달픔과 메마름을 건조한 먹과 거친 필선으로 사실적인 표현으로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점에서 서화일치의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상당히 고된 유배생활을 근근이 버티던 김정희에게'세한도'속 소나무는 인간으로서 힘든 시간을 견디어내는 추사 본인이었으며, 잣나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썼을 선비정신, 그 기개를 동시에 상징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유배 중이던 스승 추사를 위해 그의 제자였던 역관 이상적은 새롭게 들어온 중국의 문물 자료를 모아 스승에게 보내주는데 이를 고맙게 여긴 김정희가 소나무와 잣나무를 그려 선물한 것이 바로'세한도'다. 이 선물을 받은 제자는 이를 청나라 문인 16인에게 선보여 그 작품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의 글을 받아 남겼다.

그리고 그 외에도 오세창, 이시영 등 여러 주요 인물들의 글이 함께 남아있어 세한도를 통해 그 정신을 본받고자 했던 그 마음과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기증자 손씨는 그동안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회에 연구기금 1억원 기부, 2012년 경기도 용인 소재 200만평 산림 국가 기부, 2017년 카이스트 건물 및 연구기금 총 51억원 기부 등 끊임없는 기부 활동으로 사회 공익에 이바지해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평소 근검절약하여 수집한 문화재들을 아무런 조건이나 대가없이 기증하겠다는 손창근 선생의 결단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온전히 지켜내고 우리 모두의 후손에게 다시 돌려주는 소임을 다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된다"며 "애지중지 아끼던 '세한도'도 결국 당신의 것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하셨던 강건한 마음, 유배지에서 고독에 지쳐가면서도 정신적 고달픔을 꿋꿋이 견디며 선비정신을 잃지 않던 김정희의 강인한 마음이 묘하게 닮아 코로나19로 지쳐가는 국민 모두의 가슴 속에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 0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