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900년 만에 고국 온 '고려 나전칠기 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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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년 만에 고국 온 \'고려 나전칠기 경함\'
입력 : 2014.07.1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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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립중앙박물관서 실물 공개
국내에 단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던 초특급 명품 \'고려 나전칠기 경함(經函·대장경 등 경전을 담는 함)\'이 9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전 세계를 통틀어 단 9점만 남아 있는 고려 나전칠기 경함을 기증받았다\"며 \"15일 오전 11시 박물관 제2강의실에서 실물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나전칠기 경함은 국립중앙박물관 후원 단체인 국립중앙박물관회가 일본의 개인 소장가로부터 구입해 박물관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 문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나전칠기는 현재 일본 등 전 세계를 통틀어 16점만 남아 있고, 이 중 경함은 9점뿐이다. 국내에는 깨진 조각 1점(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을 제외하고 완형 작품이 단 한 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드디어 우리도 고려 나전칠기를 소장할 수 있게 됐다. 귀하디귀한 고려 나전칠기 명품이 고국에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사건\"이라며 \"전 세계 160여 점 남아 있는 고려 불화보다 더 중요한 유물이다. 나도 아직 실물을 보지 못했지만 곧바로 국보로 지정될 만한 유물\"이라고 했다.
자개를 붙인 정교하고 화려한 나전칠기는 고려 문화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1123년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은 \'고려도경\'에서 \"고려의 나전 기술은 세밀하여 귀하다\"고 극찬했다. 전복 껍데기를 종잇장같이 얇게 갈아서 사용한 기법은 당시 중국에는 없던 것. 무늬 주변에 금속 선(線)을 넣는 기법은 고려 공예 예술을 상징하는 고난도 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