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전 세계 9개 뿐인 고려 ‘나전경함’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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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9개 뿐인 고려 ‘나전경함’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 ||||||||||||||||||||||||
국립중앙박물관, 15일 언론 첫 공개 일본․영국 등에 8점…국내 소장은 처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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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제작된 국보급 ‘나전경함(螺鈿經函)’이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7월15일 언론공개회를 갖고 “고려시대 공예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국보급 문화재 고려 나전경함을 국립중앙박물관회로부터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나전경함은 454개의 당초꽃 문양을 비롯해 총 2만5000개의 나전조각으로 세밀하게 장식돼 있어 예술적 가치와 희귀성, 보전상태 측면 모두에서 국보급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다. 2010년 日서 발견된 9번째 경함 구입 고려 나전경함은 청자, 불화와 함께 고려 예술을 대표하는 공예품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고려시대 나전칠기 작품 가운데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며 남아있는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도 10여 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나전대모불자(螺鈿玳瑁拂子) 한 점만이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이 희귀한 나전칠기 공예품 가운데 나전경함은 2010년까지 세계적으로 단 8점만이 전해지고 있었다. 이 가운데 도쿄국립박물관과 키타무라미술관 등 일본에 5점이 보관돼 있으며 영국 대영박물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박물관,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각 1점씩 소장돼 있었다. 그러나 2010년 11월 일본에서 9번째 고려 나전경함이 발견돼 당시 일본 언론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세계의 고미술계가 초미의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번에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나전경함은 바로 이 9번째 나전경함이다. 일본의 개인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던 것을 (사)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김정태)가 최근 구입,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형태로 국내에 들어왔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나전경함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나전경함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오랜 기간 애쓴 국립중앙박물관회 관계자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신성수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며 이 나전경함은 일본 교토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일본의 저명한 수집가이자 은퇴한 고미술상이 개인 소장하고 있던 작품이다. 6~7년 전 일본의 전문가 경매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원 소장자의 요청에 따라 자세한 신상과 소장 경위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나전경함은 가로 41.9cm, 세로 20.0cm, 높이 22.6cm의 크기로 고려후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두루마리형태의 경전을 보관했던 경함으로 고려시대에는 이와 같은 형태의 경함이 대량 제작, 중요한 교역품이나 국가 간 선물용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은 견해다. 고려 원종 13년(1272년)에 경함 제작을 담당하는 관청인 ‘전함도성도감’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등장할 정도로 경함 제작을 중시했다는 점이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특히 이 나전경함에는 모란당초무늬를 중심으로 마엽무늬, 귀갑무늬, 연주무늬 등이 함께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모란당초무늬가 사용된 경함은 일본 키타무라미술관 소장 경함뿐이며 그 정교함이나 화려함에 있어 키타무라미술관 소장 경함과 쌍벽을 이룬다는 것이 박물관 측 설명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보존상태 또한 완벽에 가까워 국보로 지정하기에 손색이 없는 문화재”라며 “이번 나전경함 기증으로 고려시대 나전칠기의 아름다움과 고려 공예미의 극치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동시에 고려 나전칠기 공예술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254호 / 2014년 7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