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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全세계에 9점… 나전 2만5000개 붙인 '국보급 경함'

Date
14-07-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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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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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세계에 9점… 나전 2만5000개 붙인 \'국보급 경함\'
 
입력 : 2014.07.16 03:01 | 수정 : 2014.07.16 09:02



고려 미술 대표 공예품 \'나전경함\'
무늬엔 금속선 넣는 기법 활용… 정교한 모란 장식은 화려하게 빛나
국립중앙박물관회가 구입해 기증



\"자, 드디어 실물을 공개합니다!\"

유물을 덮고 있던 검은 천을 젖히자, 수십대의 카메라에서 일제히 플래시가 터졌다. 높이 22.6cm, 폭 41.9×20.0cm, 무게 2.53kg의 갈색 상자. 자개로 촘촘하게 박힌 모란꽃 454송이가 조명을 받아 반짝거렸다. 15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제2강의실. 900여년 만에 고국에 돌아온 고려시대 국보급 나전경함(螺鈿經函)이 언론에 공개된 순간이었다.

세계 9점뿐인 고려 나전경함

국내에 단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던 고려 나전칠기 경함(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용기)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 최고의 공예 명품으로 꼽히는 국보급 나전경함을 최근 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로부터 기증받았다\"며 이날 실물을 공개했다.







\"   15일

\"동영상
\"\"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용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고려 나전경함의 세부 문양을 설명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나전칠기는 청자, 불화와 더불어 고려 미술을 대표하는 최상급 공예품이지만, 전 세계에 16점만 남아 있다. 특히 현존하는 고려 나전 경함은 9점뿐.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기타무라미술관, 미국 보스턴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고, 국내에는 한 점도 없었다.

환수의 주역은 민간단체인 국립중앙박물관회 회원들. 박물관회는 지난 5월 일본 교토의 유명 골동상에게서 자체 기금으로 유물을 구입해 박물관에 기증했다. 단체 부회장인 신성수 고려산업 회장은 \"2010년에야 존재가 알려진 경함이다. 일본 주니치신문에 실린 \'9번째 고려 나전경함 발견\' 기사를 읽고 소장자를 추적해 작년 가을부터 수차례 찾아가 설득해 구입했다\"고 했다.

2만5000개 자개 조각을 붙여 만든 명품

고려 나전칠기가 어느 시대보다 화려하면서 우아한 이유는 뭘까.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세 가지를 꼽았다. △아주 잘게 썬 자개 조각을 조합해 무늬를 엮어 정교하고 치밀하며 △대모(바다거북 등딱지)의 뒷면을 채색한 뒤 기물 표면에 붙여 붉은빛·주황빛·노란빛이 환상적으로 빛나는 기술은 중국·일본에는 없는 고려만의 것이고 △무늬 구성에 금속 선을 넣은 고난도 기법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  일본

\"\"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고려 12세기 나전국화무늬경함. 고려 나전경함은 이번에 국내에 돌아온 것을 포함해 일본·미국·영국 등에 9점 전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번에 들여온 경함은 모란당초 무늬가 전체를 둘러싸고, 대마 잎사귀·거북 등껍질·구슬 무늬 등 정교한 무늬로 주변을 장식했다. 뚜껑 윗부분 각 모서리를 날카롭지 않고 둥글게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장식된 당초 무늬 줄기는 0.3㎜ 두께의 금속 선(線)을 썼고, 무늬와 무늬를 경계 짓는 선은 2개를 하나로 꼬아 엮은 선을 쓰는 등 극히 정교한 기법을 사용했다. 이용희 보존과학실 학예연구관은 \"모란꽃 454송이가 함에 가득한데, 각 꽃송이 하나가 9개의 작은 자개 조각으로 이뤄졌다. 전체로 따지면 2만5000개 이상의 조각을 일일이 붙이는 고된 작업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나 관장은 \"형태가 완전하고 보존 상태도 좋은 최고 명품\"이라며 \"국보급 고려 문화재가 국내에 돌아왔다는 점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회

국립중앙박물관을 후원하기 위해 1974년 발족한 순수 민간단체. 자발적으로 회비와 기부금을 모아 유물 기증, 학술 연구 후원, 박물관 교육 등을 돕고 있다. 현재 회원은 3000여명.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건무 전 문화재청장, 윤장섭 호림박물관 이사장,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김종학 서양화가, 이기웅 열화당 대표, 우찬규 학고재 대표 등 재계·문화계 인사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