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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후원하고 있는 기업 및 기업인들. (왼쪽부터)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 이승현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이사. |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은 지난 17일, 25억 원을 주고 일본의 한 소장자로부터 사들인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로써 국내 현존 6번째 수월관음도가 국민 앞에 무료로 공개된다.
\"국내 국립박물관에 수월관음도가 단 한 점도 없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해서, 사실 저질렀습니다!\" 윤 회장이 밝힌 기증 이유에 누리꾼들은 \"애국기업 응원한다\" \"기업인이 무엇을 해야 할 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며 환호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의 무형문화재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특히 전통국악의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면의 지원을 해 왔다. 지난 14~16일 광화문에서 열린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을 시작했으며, 임직원들과는 매년 판소리, 종묘제례일무 등 국악을 배워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 노력에 무형문화재를 지키는 예능 보유자들 또한 힘을 얻고 있다. 서울아리랑페스티벌에 참여한 한 인간문화재는 \"윤 회장은 우리 문화재를 정말 사랑해서 보존 및 홍보 활동을 한다는 것이 느껴진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국악인들이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최근 \'문화재 지킴이\'를 자처하는 기업들이 빛을 보고 있다. 그동안 문화재 후원은 다른 사회공헌(CSR)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이 적은 분야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인식이 달라지면서 문화재 후원 활동을 해 온 국내 기업들은 칭찬받고, 해외 기업들은 친근한 이미지를 덧입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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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판놀이길놀이 퍼레이드\'.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은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이 축제를 4년째 꾸려오고 있다. /사진=뉴스1 |
문화재청 후원 기업, 10년 새 193배↑ 1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기업과 MOU를 맺어 후원하는 \'한문화재 한지킴이\' 사업을 시작한 2005년에는 후원 기업 8곳, 액수는 1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후원 기업 56곳(비영리 3곳 포함), 액수 193억 원으로 늘어났다.
국립중앙박물관을 후원하는 기업들도 있다. 서울 용산구 본관을 비롯해 전국 13개 지방박물관이 소속된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정부 예산만으로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문화재 기증 및 기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1974년 발족해 현재 3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국립중앙박물관회\'는 박물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물관회에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박은관 시몬느 회장, 신성수 고려산업 회장 등이 5억원 이상을 기부한 \'현무회원\'으로 등록돼있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수월관음도 기증처럼 기업이 중요한 문화재를 구입해 기증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 박물관 운영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경우도 많다\"며 \"전시실에 설치하는 조명시설 및 모니터, 국외 전시 등 다양한 방면으로 도움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벅\'부터 \'롤(LoL)\'까지…다국적 기업의 \'문화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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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인기를 얻은 미국 게임개발사 \'라이엇게임즈\'가 서울 문묘에서 문화재 지킴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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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복 71주년을 기념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문화유산국민신탁에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휘호인 \'광복조국\'을 기증하는 모습. 이석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이사(왼쪽)가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에게 친필휘호 ‘광복조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커피 코리아 |
다국적 기업 스타벅스는 2009년부터 문화재청과 \'한문화재 한지킴이\' 협약을 맺고 다양하게 활동을 해 왔다. 스타벅스가 초점을 맞춘 문화재는 바로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 \'존심양성\'과 \'광복조국\'이 적힌 개인 소장 유물을 스타벅스가 사서 국가에 기부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8·15 콘셉트의 머그컵, 텀블러 등을 판매한 뒤 그 수익금으로 두 휘호를 사들이는 똑똑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도 지난 3일부터 \'광복조국\' 휘호 텀블러를 1만개 한정 판매했으며, 이 수익금은 전액 문화재 알리기 및 유물 보존활동에 기부한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문화재청에 35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전달한 미국의 게임개발사 라이엇게임즈도 대표적인 문화재 후원 기업이다. 이 회사는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인기를 얻은 뒤 전 세계에 지사를 만들면서 문화재 보호 활동에 앞장서왔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는 \"게임과 문화재 모두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 회사가 문화재를 후원하는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