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유창종 국립중앙박물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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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종 국립중앙박물관회장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2005년 11월 국립중앙박물관회장에 취임한 유창종 변호사는 기부금 10억원 달성을 내걸었다. 올해 임기 3년 회장직이 끝나지만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부한다. 이렇게 모은 재원을 국립박물관 발전을 위해 후원하겠다고 말한다. << 문화부 기사참조 >> |
"기부금 10억원 달성, 박물관 발전에 후원"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아직까지 외부에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 문화단체로 국립중앙박물관회가 있다. 명칭도 그렇고, 그 사무국이 입주한 곳이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인 점에서도 영락없는 국립박물관을 후원하는 기관이다.
기관 성격은 사단법인. 법적으로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이전에는 활동이 그다지 활발한 편은 아니었으며 친목단체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립박물관 발전을 위한 후원을 표방하는 이 단체가 2005년 11월, 유창종 회장이 취임하면서 급변하기 시작했다.
그 뚜렷한 변화 조짐은 지난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단체가 연례적으로 시상하는 국립박물관 학예연구원 대상 학술상 상금 총액을 무려 2천400만원으로 올린 것이다. 가장 뛰어난 연구논문을 발표한 대상 1명에게는 1천만원을, 2등상 2명에게는 각각 500만원, 그리고 장려상 2명에게는 각각 200만원씩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문화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의문을 표시했다. 첫째, 학술상 상금으로 이만한 액수를 책정할 만한 돈은 어디에서 났는가? 둘째, 설혹 재력이 뒷받침된다 해서 국립박물관 연구직을 대상으로 한 상금 치고는 액수가 너무 많지 않은가?
이에 대해 현역 검사 시절 국내 마약수사의 대부로 불리던 유 회장은 먼저 취임 당시 '공약'을 상기시켰다.
"제가 그 때 약속했습니다. 재임 기간(3년) 기부금 10억원을 모으겠다고 말입니다. 아무도 믿지 않았으나 제 임기가 오는 11월에 끝나는데 그 약속을 지금 이미 지켰습니다. 10억원 넘게 모았습니다."
결국 이를 바탕으로 기존에 200만원 가량씩 주던 학술상 상금을 대폭 인상했다.
나아가 유 회장은 "국립박물관의 저력은 결국 연구직에 있으나, 작금의 현실을 보면, 우수한 인력이 자꾸만 외부, 특히 대학교수로 빠져나간다"면서 "박물관을 대학(교수)보다 나은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대상) 상금 1천만원이 오히려 적다고 할 수 있다"는 말로 반박했다.
박물관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 회장은 이런 학예직 격려사업 외에도 유물구입과 박물관 관련 교육프로그램 확충 또한 아울러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 씨를 또 한 번 초청한 음악회를 연다.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개최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실내악'이 그것이다.
정씨가 박물관회 후원 행사에 서기는 2006년 4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유 회장이 정씨를 알게 된 것은 지난 90년. 당시 유 '검사'는 유엔 마약퇴치 친선대사로 정트리오를 '천거'해 관철시켰다. 이를 발판으로 유 회장이 순천지청장으로 근무하던 94-96년에는 정씨를 순천으로 초청한 음악회를 서너차례 열기도 했다.
이렇게 쌓은 인연을 발판으로 유 회장은 정씨를 박물관회 이사로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유 회장은 나아가 박물관회의 친목단체적인 성격을 실질적 박물관 후원기관으로 바꾸기 위해 60대 이상이 주축을 이룬 임원진을 회장 취임 초창기에 50-60대로 대폭 교체했다. 하지만 그래도 활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는지 최근에는 '영 프렌즈(Young Friends)'라는 이름으로 젊은 박물관 후원 그룹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또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차원에서 '천마회원'이란 회원제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기부금 1천만원 이상을 낸 회원들을 말한다.
이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지, 최근 조직한 '영 프렌즈'만 해도 10명 가량 되는 '천마회원'을 탄생시켰다고 유 회장은 말했다.
현역 검사시절에는 마약검사라는 별명과 함께 기와에 대한 유별난 취미로 인해 '기와검사'로도 불린 그는 최근에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기와 전문 '유금와당박물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자기 성과 아내인 금기숙 홍익대 교수의 성을 각각 따서 붙인 이름이다.
이 박물관 개관을 위해 수십억원을 쏟아부었고, 이 때문에 최근에는 사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 회장은 이런 말로 대꾸하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전 정부에서 얼마나 부동산 값을 올려놓았는지, (박물관으로 개관한) 건물 값이 그 사이에 폭등하는 바람에 그다지 밑진 장사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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